최근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운동 삼아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런데 걷는 것에도 종류가 있다. ‘만보 걷기’를 목표로 천천히 걷는 이들이 있는 반면, 10분간 최대한 빨리 걷는 이들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 걷는 것이 효과가 더 좋을까.
걷기 운동은 언제 어디서나 도구 없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걷기보다는 강도 높은 뛰기가 건강에 훨씬 좋을 것 같지만, 사실 달리기는 부상 위험이 크다. 관절이 퇴화되고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달리기처럼 근육을 혹사시키는 운동은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걸음 속도로 걷는 것은 운동 효과가 거의 없다. 걷기로 어떠한 운동 효과를 보려면 빠른 속도로 걸어야 한다는 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다. 산책하듯 천천히 걷는 것은 기분전환, 스트레스 해소 등의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건강검진 수치가 좋아지기는 힘들다. 약간 숨이 찰 정도로 옆 사람과 대화는 할 수 있지만 노래는 부르기 힘든 정도로 빠르게 걸어야 한다. 약 6.4~8.0km/h의 속도다. 빠르게 걷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유산소 운동의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심폐지구력 향상과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면서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빠르게 걷는 것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데, 특히 복부비만에 효과가 좋다. 운동 시간대를 잘 선택하면 달리는 것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좋을 수 있다. 아침 7~9시 사이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면 체지방을 20% 더 소모할 수 있다.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면 축적된 지방을 꺼내 에너지로 쓰기 때문에 체지방 감량에 효과적인데, 이때는 걷기 같은 중강도 운동이 달리기와 같은 고강도 운동보다 낫다. 공복 상태에서 고강도 운동을 하면 운동 후 식욕이 향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걷기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라고 말한다. 허리를 펴고 머리를 세운 뒤 팔을 크게 흔들며 걷는 것이 좋다. 발은 뒤꿈치부터 닿게 하고 앞꿈치로는 지면을 차듯이 전진해야 한다. 게다가 바쁜 현대인들에게 하루에 1시간 이상의 운동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막연히 1만보를 걷기보다는 10분이라도 제대로 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매일 운동 목표를 달성하기도 쉬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